나무로 알아보는 안동이야기

 한국에는 어디에 가나 나무가 참 많다. 하지만 그 모든 나무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내력이 기억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안동 사람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받고, 때로는 신성시 되기도 하는 사무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임동면 굴참나무

 안동과 진보를 잇는 국도 34호를 타고 25키로미터 정도를 가다가 예안으로 빠지는 지방도 935호로 들어서서 임하댐을 타고 한참을 들어가서 대곡리로 좌회전 하여 마을길을 따라 오키로미터 정도를 올라가면 임동면 굴참나무가 있다. 깊은 골짜기 마을의 입구의 경사면에서 자라고 있다. 주변의 나무는 모두 자연목이어서 이 나무만을 특별히 보호하여 마을의 수호수로 삼은 것이다. 안동시에 소재한 단 여섯개의 천연기념물 중 하나일 정도로 소중하게 여겨져왔다. 

 전해지기로는 370여년 전에 안동 김씨 가문에서 마을을 개척할 때 심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무의 수령은 약 500년이며, 지면부터 18미터 정도의 높이이며, 1미터 정도의 높이에서의 둘레가 5미터 정도 되고 뿌리 근처의 둘레는 그것보다 훨씬 길다. 1991년에는 상수리나무라고 하던 것을 굴참나무로 그 명칭을 바꾸었다. 농사를 마무리하는 음력 7월에 좋은 날을 택해 농로를 보수하고, 잡초를 벤다. 일이 끝난 뒤에는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모여, 정성껏 준비한 술, 국수, 감자 등을 가지고 나무 아래에서 제사를 올리고 여유로운 하루를 보낸다. 

 봄에는 각종 새들이 모여드는데, 그 중에서도 두견새가 와서 울면 풍년이 든다는 속설이 있어 특히 반기었다.


송사리 소태나무

 송사리는 길안면 남쪽에 위치하는 마을로 길안면사무소 사거리에서 영천방면으로 국도를 따라 10여 키로미터 가면 나온다. 송사리는 과거에 임하현의 지역이었으나 1895년에 지방관제 개편에 따라 안동군 길안면에 편입되었다. 현재 100여 가구에 300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이 소태나무는 회나무 등 10여 그루의 거목들과 함께 길안초등학교 뒤뜰에 서 있어서 학생들에는 자연학습의 장이 되어준다. 해마다 찾아오는 딱다구리과의 새들이 나무를 뚫곤 하는데 그 소리가 낮이나 밤이나 들린다고 한다. 동네 사람들은 이 나무를 해하면 반드시 안 좋은 일을 겪에 된다고 믿어 신성시하였고 1970년 부터는 철책을 둘러 보호하고 있다. 정월 보름날에는 풍년과 마을사람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낸다. 수령은 약 700년 정도로 추청되며 현존하는 소태나무로서는 우리나라에서 최고령으로 보고 있다. 높이는 40미터에 육박하고 둘레는 5미터 정도 된다. 

 소태나무는 산지에서 높이 8미터까지, 지름 20센티미터까지 자란다. 콰시인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매우쓴데, 소태같이 쓰다는 말이 여기에서 나온 말이다. 한방에서는 소화불량이나 위장염을 치료하는데 쓰기도 한다.


용계 은행나무

 한국의 은행나무 중 가장 큰 은행나무로 그 모양이 장엄하고 훌륭해 정자나무의 구실을 한다. 용계초등학교 근처에 있던 것을 1991년 임하댐으로 인해 수몰 위기에 처하자 상식 공사가 이루어져 현재 위치에 서 있게 되었다. 물에 잠길 위기는 면했으나 나무의 모양과 주변 환경은 크게 바뀌었다. 동네 사람들은 이 나무가 국가의 변란을 예고하고 소망을 이루어준다고 믿어, 신목으로 받들어 왔다.

 누가 언제 심었는지에 대한 사료는 존재하지 않으나, 전해지는 말에 의하면 한 처녀가 강물에 떠내려 오는 나무를 주워서 집으로 돌아와 묻어서 물을 주어 키웠다고 한다. 조선 선조 때는 탁순창공이 나무를 보호하며 매년 7월에 유흥을 즐겼다는 기록이 있고, 1987년에는 전두환 대통령이 보존 대책을 수립하여 상식공사가 행해졌다.


와룡면 뚝향나무

 와룡면 주하리의 진성 이씨 종택 앞 마당에 위치한 향나무로, 수령 약 600년의 노거수이다. 수관은 거의 수평에 가까운 상태로 발달했고, 현재는 옆으로 뻗는 여러 개의 가지들이 지주로 떠받쳐져 있다. 벌레에 의한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아 항상 깨끗한 모습을 하고 있다. 

 조선 세종대에 선산부사를 지낸 이정공이 세 그루의 향나무를 심은 것이라 전해져 내려온다. 하지만 이 나무를 제외하고는 심한 눈보라에 동사해버렸다고 한다. 후손들은 이 나무에 대한 내력을 노송운첩이라는 책에 기록해오고 있다. 

 1982년 부터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고하고 있다. 

 향나무는 대표적인 천근성 나무이므로 배수가 잘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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