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되는 안동 구름에리조트 산책길


 월영교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월영교를 건너 안동민속촌 쪽으로 언덕을 따라 산책을 하다 보면 제법 높은 성문이 하나 있다. 문 안으로 들어가면 구름에 리조트와 문화공간이 있다. 차를 타고 바로 올 수도 있는 이 곳에 굳이 걸어오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이곳을 지나면서 보는 안동댐일대에서 최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침에 안개가 껴 있을 때는 월영교가 마치 천국에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 쪽으로는 시원하게 뚤려 멀리 안동시내가 보이고 다른 한 쪽으로는 멀리서 안동댐의 웅장한 모습이 보인다. 다리 중간에 위치한 정자에 앉아 바람을 맞으며 이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시인이라도 된 듯 아름다운 생각들이 일어난다. 민속촌에는 수많은 한옥과 초가집을 볼 수 있는데 댐에 의해 수몰되면서 실재로 있던 집들을 옮겨 온 것이라 하나하나가 저마다의 개성이 있고 깊이가 느껴진다.  언덕을 따라 걸으면 꽤나 숨이 하는데, 힘들어질 때쯤 구름에리조트가 나타난다. 

 구름에리조트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면 안동댐 근처에 자리한 프리미엄 휴양지로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데,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경상북도, 안동시가 협의하여 설립하였다. 구름에리조트 내 고택, 서원, 재사 또한 안동댐에 의해 수몰 위기에 처한 건물들을 그대로 옮겨온 것들이다. 계남고택은 퇴계선생의 8세손 이귀용이 200여년 전 도산면 하계의 남쪽에 위치한다는데서 지어진 이름의 건물이고, 칠곡고택은 퇴계선생 10대손 이휘면이 지은 건물이다. 명덕재와 일신재는 널찍한 마루와 방이 있는데, 현대식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어 하룻밤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 팔희당재사는 안동의 고성이씨의 조상들을 제사 지내고 묘소를 수호하기 위해 성곡동에 건립된 재사이며, 감동재사는 조선 문신인 이후영의 모제를 치르게 위한 재사이다. 이외에도 리조트 내에는 커피나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곳, 그래픽 노블이나 그림책 등을 볼 수 있는 공간, 고추장 담그는 것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 안동국시를 만들어볼 수 있는 공간 등 다양한 문화공간이 존재한다. 

 이 문화공간을 돌아보는 것 만으로도 좋은 기분전환이 된다. 하지만 산책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민속촌 방향으로 되돌아 나가지 않고 고개를 넘어 반대편으로 나가 안동댐 을 구경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문화관광단지에 들려야 하는데, 리조트에서부터 다시 한동안 오르막길을 걸러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약간은 각오를 해야한다. 내리막길이 시작하는 부분부터는 광관단지의 골프장이 보인다. 깨끗한 잔디밭과 소나무가 잘 어우러져 있어 외국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관광단지에 들어서면 독특한 조형감을 가진 유교랜드와 호텔과 높은 탑이 보이는데, 이 중에서도 탑모양의 건물에는 한 번 들러볼만 하다. 윗층에 오르면 빵과 커피를 파는 곳이 있는데 정말 좋은 전망을 선사한다. 멀리 학가산이 보일 정도여서 가슴이 뻥 뚫린다. 

 여기서 댐까지는 수백미터 정도 걸어가야 하는데 이제 계속해서 내리막길이기 때문에 시원한 걸음으로 쾌적하게 걸어갈 수 있다. 댐에 다다르면 먼저 세계물포럼기념센터가 보인다. 넓은 주차장을 지나면 야외 조형물 공원이 꾸며져 있어 잠시 감상하며 앉아서 쉴 수 있다. 그리고 몇 발자국 더 옮기면 웅장한 안동댐이 보인다. 엄청난 양의 물이 담겨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기도 하지만, 아주 아름다운 풍광임에는 틀림이 없다. 세계물포럼기념센터에는 이 풍광을 파노라마 뷰로 가지는 카페가 있어 여기까지 걸어오면서 벌써 까페에 한 번 들렸더라도 이 뷰를 즐기기위해 한 번 들어가볼만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부터 주차장까지 가는데는 두 가지 길이있는데 하나는 월영교를 다시 건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영락교를 건너는 것이다. 둘 다 좋은 산책이 가능한데 시립 박물관을 구경하고 많은 사람들로 활기찬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월영교를 건너는 것이 좋고, 상대적으로 조용한 분위기에서 그들을 멀리서 바라보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영락교를 건거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렇게 걸으면 빠르게는 한 시간 정도 걸리고 여기저기 들러서 오게 되면 서너시간도 걸릴 것이다. 혼자서 운동삼아 걷기도 좋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소풍처럼 걸을 수도 있는 안동 구름에 리조트 산책길을 한 번 방문해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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